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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신한동해오픈 3라운드가 열리는 중에 경기가 치러지지 않는 코스에서는 가족들을 위한 스내그골프 행사가 열렸다.
“자~ 저쪽 고무 패드에 한 번에 붙여 봐요. 하나~ 둘~.”
강사의 구령에 따라 일렬로 늘어선 아이들이 플라스틱 클럽을 휘두른다. 아이들만 있는 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스윙을 따라 한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진녹색의 잔디 위 주말 코스에서 스내그골프교실이 열리고 있다.
이 곳은 신한동해오픈 3라운드가 열리고 있는 인천 서구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코스에서는 노승열, 안병훈의 1타 차 선두 경쟁이 뜨겁지만 골프에 대한 열기는 이 곳도 뒤지지 않는다.
신한동해오픈 조직위는 올해 대회장을 27홀 규모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으로 옮겨 치르면서 드라이빙 레인지 옆으로 남은 두 홀을 스내그골프와 잔디로 된 패밀리 골프파크로 조성했다. 지난 해까지 이 대회는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렸으나 올 해는 프레지던츠컵으로 인해 대회장을 옮겼다. 조직위는 대회장을 옮기면서 ‘가족’이라는 가치를 담으려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빈 9홀 중에 2홀을 이용한 가족 이벤트였다.
스내그골프는 주말 오전 9시와 오후 2시에 3시간씩 진행하는데 19일 오전에는 15팀(가족)이 참가했다. 일요일까지 모두 80가족이 신청 완료되었다고 한다. 한국스내그골프협회에서 나온 강사들이 롤링, 치핑 등 4개의 섹션에 따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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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신한동해오픈의 가족 이벤트로 마련된 패밀리 골프 파크는 잔디 위에 조성되었다.
옆 홀인 패밀리 골프파크에는 고무 튜브로 궁전이 만들어져 있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 점프하고 구르며 뛰어 놀았다. 옆으로는 신한금융그룹 소속 선수인 송영한이 경기를 마치고 팬 사인회를 열고 있었다. 잔디 바닥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부스에는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이 진행하는 다트와 퍼팅 게임 등 경품 행사가 열렸다. 통상 골프 대회장에는 각종 용품 브랜드나 먹거리 상점이 부스를 차지하지만 이곳에서는 갤러리가 참여하는 놀이와 편의 시설이 주를 이뤘다.
신한금융 사회공헌문화팀 이정 차장은 “일본 던롭피닉스오픈에서 갤러리 플라자를 잔디에 조성한 것을 참고해 올해 대회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주말에 한 가족이 골프 대회장을 찾아 어떤 것을 즐길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했다. 골프가 지속적으로 호응받기 위해서는 골프 대회도 다른 골프 대회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아울렛이나 놀이공원과 경쟁해야 하는 시점일 것 같다.”
대회 1라운드가 열렸던 17일은 안병훈의 24번째 생일이었다. 대회 조직위는 라운드를 마친 그를 위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었다. 아들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응원한 탁구 스타 출신 중국인 어머니 자오즈민과 함께 안병훈이 케이크 촛불을 껐다. “대회 끝나고 가족끼리만 식사하려고만 했는데 신한은 행측에서 세세하게 신경 써 주셔서 놀랐다. 가족의 의미는 깊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는 부모님이 항상 따라 다닌다. 제가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골프를 잘 쳐서 돌려드리고 싶다.” 안병훈의 말이다.
이정 차장은 안병훈의 깜짝 생일 파티가 즉흥적이지만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말했다. “골프는 가족이 함께 하는 나들이고 이번 대회는 그런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생일 이벤트까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다.”
[청라(인천)=헤럴드스포츠 남화영 기자]